복싱을 처음 시작했을 때 트레이너가 "위빙 해보세요"라고 했는데, 위빙이 뭔지 몰라서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복싱 용어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서 처음 배우는 분들은 동작보다 용어 자체가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상 도장에 가면 트레이너가 기술 이름을 부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미리 알고 가면 훨씬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복싱의 주요 기술들을 공격, 풋워크, 회피, 방어로 나눠서 하나하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공격 기술>
1. 잽
잽은 복싱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격 기술입니다.
한손은 턱을 보호하기 위해 턱에 바짝 붙이고, 한 손은 공격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세에서 잽을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앞손을 상대방을 향해 빠르게 직선으로 뻗었다가 돌아오는 동작인데, 파워보다는 속도와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복싱을 배우면 가장 먼저 배우는 동작이 바로 잽입니다. 잽을 잘 쓰면 상대와의 거리를 재거나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셋업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초보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두는 게 좋습니다. 단순해 보여도 제대로 된 잽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2. 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는 뒷손으로 직선으로 뻗는 강한 공격입니다.
잽이 앞손을 쓴다면, 스트레이트는 뒷손을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허리와 발의 회전을 함께 사용해야 제대로 된 파워가 실리기 때문에, 상체만 쓰는 것이 아니라 하체 회전도 같이 연습하는 게 핵심입니다. 잽과 스트레이트를 연결해서 치는 조합을 원투 콤비네이션이라고 하는데, 복싱을 배우면 이 조합을 정말 많이 반복하게 됩니다.

3. 훅
훅은 팔을 옆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수평으로 휘두르는 기술입니다.
직선으로 날아오는 잽이나 스트레이트와 달리, 훅은 측면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상대방이 막기 어려운 각도를 공략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거리에서 위력이 크고, 상대의 옆머리나 턱을 노리는 기술이라 실전에서 결정타로 자주 활용됩니다. 다만 팔을 크게 휘두르는 만큼 빈틈이 생길 수 있어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4. 어퍼컷
어퍼컷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기술입니다.
상대방의 턱을 아래에서 올려치는 형태로, 근거리 접전에서 특히 강한 힘이 전달됩니다. 잽이나 훅으로 상대를 교란시킨 다음 어퍼컷으로 마무리하는 흐름이 실전 경기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동작이 위로 올라가는 특성상 상대방 시야에서 보기 어려운 각도라 맞으면 충격이 큽니다.
5. 위빙 (공격)
위빙은 공격 기술이기도 하고 회피 기술이기도 합니다.
공격 측면에서 보면, 몸을 비틀면서 상대의 공격을 흘려낸 다음 연결 타격으로 이어가는 동작입니다. 단순히 때리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움직임을 활용해서 공격 찬스를 만드는 기술이라 중급자 이상이 되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풋워크>
스텝
복싱에서 발은 상체보다 더 중요합니다. 스텝은 발을 움직여서 상대방과의 거리와 위치를 조절하는 풋워크의 기본입니다. 앞으로 붙거나 뒤로 빠지거나, 좌우로 이동하면서 공격하기 좋은 위치를 찾는 동작인데, 처음에는 발 움직임에 신경 쓰느라 손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연습하다 보면 발과 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이 오는데, 그때부터 복싱이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집니다.
<회피 기술>
더킹
더킹은 무릎을 구부려서 자세를 낮추는 회피 기술입니다.
상대방의 스트레이트나 훅이 날아올 때 상체를 아래로 내려서 피하는 동작입니다. 단순히 쭈그리는 게 아니라 무릎 힘으로 자세를 낮췄다가 다시 빠르게 올라오면서 반격을 하는 것입니다. 더킹을 잘 익혀두면 상대의 공격을 맞지 않고 흘리면서 카운터 타격 찬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위빙 (회피)
위빙은 몸을 U자 형태로 움직여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기술입니다.
상대방의 훅이 날아올 때 몸을 한쪽으로 내리면서 상대의 팔 아래로 빠져나오는 동작입니다. 더킹이 위아래로 피한다면 위빙은 좌우를 활용하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몸 전체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기술이라 처음에는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은데, 미트 훈련을 통해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됩니다.
<방어 기술>
블로킹
블로킹은 팔꿈치와 팔을 이용해서 상대의 공격을 직접 막아내는 기술입니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받아내는 개념이라, 몸의 특정 부위가 공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커버하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 복싱을 배울 때 가드 자세와 함께 블로킹을 배우게 되는데, 올바른 블로킹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타격 데미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패링
패링은 글러브로 상대의 주먹을 살짝 쳐내는 기술입니다.
무작정 힘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날아오는 주먹을 글러브로 가볍게 밀어서 방향을 바꿔버리는 동작입니다. 타이밍과 감각이 중요한 기술이라 처음에는 익히기 어렵지만, 잘 활용하면 상대의 공격을 흘리면서 동시에 반격 자세를 만들 수 있어서 공방 전환이 훨씬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스토핑
스토핑은 상대가 공격해오는 순간 팔이나 글러브로 그 움직임을 멈춰버리는 기술입니다.
패링이 공격 방향을 바꾼다면, 스토핑은 공격 자체를 중간에 차단하는 개념입니다. 상대가 주먹을 뻗기 시작하는 초입 단계에서 막아버리는 것이라 타이밍이 맞아야 효과적입니다. 실전에서 상대의 리듬을 끊는 용도로 많이 활용되는 기술입니다.
슬립
슬립은 얼굴을 약간 옆으로 돌려서 상대의 주먹을 빗나가게 하는 기술입니다.
회피이면서 동시에 방어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기술로, 상대의 잽이나 스트레이트가 날아올 때 머리를 살짝 틀어서 타격이 스치듯 지나가도록 만드는 동작입니다. 몸 전체를 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는 방식이라, 에너지 소모를 줄이면서 상대방의 공격 이후 빈틈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복싱은 이 기술들을 따로따로 익히기보다는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잽으로 거리를 재고, 스트레이트로 파고들고, 훅이나 어퍼컷으로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더킹과 위빙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기억하기도 버겁지만, 복싱에서 반복하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익혀지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술 이름 정도만 알고 가도 첫 수업이 훨씬 수월하게 느껴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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